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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작성일 : 2018.08.29

8년 전에 창업해 직영점 두 개와 가맹점 9개를 운영하고 있는 A프랜차이즈 기업의 부부 사장. 그들은 지난 8년 동안 가맹점 매출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현재 가맹점들의 매출이 불황 속에서도 월평균 5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맹점 평균 운영 연한도 5~6년 차에 접어들어 가맹점주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가 됐다. 비록 점포 수가 많이 늘지는 않았지만 가맹점의 수익을 확보해주지 않고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립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부부의 일상은 월화수목금금금의 연속이었고, 3개월에 하루 쉬는 것도 힘들었다. 새벽부터 밤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고, 작은 회사라 직원 이직이라도 발생하면 진행하던 업무를 처음부터 새로 해야 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가맹점주들의 역량은 쑥쑥 자랐다. 하지만 가맹본부는 기존 가맹점 매출을 높이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니, 가맹점을 늘리지 못해 여전히 빠듯한 살림에 허덕여야 하는 상황이다.

 

독한 사업가들의 똥은 개도 안 먹는다? 

 

장사꾼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다. 요즘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고된 일과를 보면 A 프랜차이즈 사장 부부처럼 독하게 자기와 싸우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장사꾼이나 사업가의 똥은 독한 인내의 결실이라고 할 수도 있다. 

 

독한 사장을 비난하던 직장인들도 막상 자신들이 창업해 그 입장이 되고 보면 생존을 위해 혹독한 인내의 시간을 피할 수 없다. 

 

창업의 가장 큰 특징은 선투자다. 결과를 미리 알고 하는 투자가 아니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 

 

고작 고스톱이나 골프 바둑 같은 것에도 돈을 거는 경우 그 사람의 인간성이 드러나는데, 평생 번 재산으로 모험을 거는 창업에서 독해지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사업 초기 온 몸으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궤도에 오를 때까지 치열한 전투를 치러야 하는 사업가들은 그에 상응하는 열매의 단 맛도 향유하고 싶어 한다.

 

좋은 차, 좋은 집, 명품, 재산증식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한 사업가들의 전리품이다.

 

처음 창업을 하면 세상이 온통 갑의 천지다. 작은 회사에서는 월급 받는 직원들조차도 회사를 우습게 여기기 때문이다. 고객이나 거래처는 말할 나위 없다. 그런 설움의 시간을 견뎌내고 살아남으면 뻐기고 싶기도 하고 갑질도 하고 싶어질 수 있다. 

 

그런데 그게 문제다. 

 

안녕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사장들 

 

요즘 대한민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등 작은 회사 사장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별로 안녕하지 못한 것 같다. 성공하지 못한 사장들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인해 힘들다. 성공한 사장들은 성공을 보는 따가운 시선 때문에 왠지 떳떳하지 못한 느낌이다. 

 

이익추구를 당연하게 여기며 달려왔고 그 불확실한 아지랑이를 잡으려고 모든 위험과 역경을 감수했는데, 지금은 이익을 많이 남기면 왠지 도둑놈이 된 느낌을 받는다. 

 

매출 200억원대인 한 사장은 인수 합병을 통해 사업을 정리하고 싶어 한다. 조선족인 한 사장은 중국으로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법인으로 개인 점포를 여러 개 운영하던 한 사장은 얼마 전 법인을 없애고 점포의 사업자를 개별로 쪼갰다. 손쉽게 매각하기 위해서다. 

 

10년간 교육사업을 해온 여 사장은 상반기 직원 30%를 구조조정했다. 상반기에 세무조사를 받은 여 사장은 대대적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제는 청년들이 아니라 작은 회사 사장들이 ‘헬조선’을 외친다.

 

정책 당국자들은 나눔과 착한 경영을 강조한다. 사장들은 그런 경제 정책이 못마땅하다. 나눔도 좋고 착한 경영도 좋지만, ‘살아남기도 힘든 판국’에 노동 조건은 척박해지고 빅블러 현상으로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진다. 인심도 두둑한 곳간에서 나오는 게 아니냐는 하소연이다. 

 

‘이익’이 중요하던 시대에서 ‘선악’이 중요해진 시대로 

 

최근의 갈등은 서로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느낌이다. 그 중간에 타협 지점은 없는 걸까? 이런 갈등과 불협화음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해결책은 없는 걸까? 

 

오랫동안 창업과 기업 경영에서는 선악의 문제를 덜 심각하게 여겼다. 오로지 성공했느냐가 중요했다. 지금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대중들은 사기꾼만 아니라면 어떻게 사업을 하든 신경 쓰지 않고 대박 사장 혹은 몇 백억, 몇 천억 자산가라는 꼬리표만 달리면 구름같이 모여들어 성공 비결을 들으려고 한다. 최근에 한 사장은 유명세를 타는 어떤 강연자가 대단히 성공한 사업가라는 명성만 듣고 실제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지도 않은 채 해외에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어떻게 성공했느냐, 기업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보다는 매출이 얼마냐, 사옥이 얼마나 화려하냐를 따져온 게 기업가들은 물론 대중들의 정서였다. 

 

그런데 ‘이익추구’가 사업과 경영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지나가고, 지금은 기업 경영에서 ‘선악’이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작은 기업들이 맞닥뜨린 환경은 나누기는커녕 죽으라고 부채질하는 것같이 어려운 상황인데 ‘착한 나눔’을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 발짝씩 물러서 타협점을 찾아야 

 

이런 갈등이 단시간에 해결될 수는 없지만 타협점은 있을 것 같다. 모든 갈등이 그렇듯이 한 발짝씩만 물러나면 된다. 

 

먼저 정책 당국자들은 기업가의 탐욕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 앞에서 소개한, 연간 매출액이 20억원을 겨우 넘긴 부부 사업가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대상이 성공한 사장들이라고 말한다. 사업을 해보니 그 자리까지 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창업 후 성공으로 가는 길에서 겪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탐욕이든 꿈이든 욕심이든 정신적인 열정과 에너지가 꼭 필요하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전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수도승도 아닌데 나눔과 사회봉사를 위해 어려운 과정을 모두 참아내라고 하기에는 인류의 정신 수준이 아직 그에 못 미친다. 어려움을 극복한 사업가들에게 나눔을 강조하려면 그들에게 명예와 보람을 줘야 한다. 실제로 어느 정도 돈을 벌고 성공한 사장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명예와 존경인 경우가 많다. 졸업한 학교에 장학금을 내고 기부를 하고 상을 받으려 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다. 

 

기업가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전을 한 용기와 어려움을 극복해온 끈기를 격려해줘야 한다.

 

좋은 관계가 기업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라는 믿음 

 

반대로 기업가들도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모든 것이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다. 권리와 권한은 분산되고 있다. 시작은 기업가의 도전에서 비롯됐지만 사업에 지속적인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주체는 바로 고객과 조직원들이다. 자동차를 샀다고 차가 굴러가는 건 아니다. 승용차를 굴리려면 정기적으로 주유를 해야 한다. 고객과 조직원이 없다면 기업의 성장은 불가능하므로 그들의 공로를 보다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생존을 위해 현재의 ‘임금인상’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삶에서 ‘성공’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계’다. 지금은 1,2차 산업혁명 전후가 아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시대이며 좋은 관계가 기업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라는 믿음과 신념이 필요하다. 

 

경쟁력 강화가 답, 합심해서 기업 경쟁력 키워주기 위해 노력해야 

 

노동자가 중요하냐 기업의 생존이 중요하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논쟁이기는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든 기업을 국민 세금으로 만들고 키울 게 아니라면, 먼저 창업자가 필요하고 그 다음에 노동자가 필요하고 그리고 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경쟁력 없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도, 높은 임금을 줄 수도 없다. 그래서 지금 가장 중요한 화두는 바로 어떻게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줄 것인가다. 아무리 선한 정책이라도 기업의 경쟁력을 무시하면서 시행되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기업들 역시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든 기업이든 인도의 국민기업인 타타그룹 같은 회사를 연구하면서 ‘선한 경영’과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 세대교체와 4차산업혁명으로 거의 모든 산업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더라도, 가만히 있다가는 수증기처럼 사라지는 기업들이 수두룩한 게 요즘 상황이다. 정부와 기업은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고부가 가치를 지닌 미래 기업으로 가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성장과 나눔 두 가지를 모두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 천문학적이 세금이 쓰였고 더 쓰일 예정이다. 임시방편으로는 둑을 막을 수 없다. 조직원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 미래 변화 방향을 제시해 기업의 변화대응력과 혁신성을 강화하는 데 제대로 쓰여야 미래가 있다. 무엇보다 무형자산인 기업가 정신을 꺾지 말고 창업가 기업가들을 대우해줘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우리를 만든 원동력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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